2006-11-17 18:53:04
윤진씨와 아침 8시부터 8시 45분까지 홍제 지하철역 1인 시위를 했습니다. 중간에 리플렛이 다 떨어져서 45분까지만 했습니다.
초반에 깜짝 놀랄 일이 있었습니다. 시작에 앞서 X밴드 플랭카드를 설치하고 나서 민주노동당 조끼를 입고 있는데, 갑자기 어느 분께서 제 등을 쓰다듬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래서 뒤를 보니 어떤 할머니께서 제가 입고 있는 민주노동당 조끼가 등쪽에 접혀져 있으니까 펴주려고 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조끼를 잘 입을 수 있게 도와주시고는(끈 묶으려고 허리를 돌리면 끈도 같이 돌아가서 묶는게 쉽지 않더군요;;) 조용히 가셨습니다. 그 할머니께서 민주노동당이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제가 너무 안쓰러워보일만큼 조끼를 못 입고 있어서-_-;;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훈훈하고 자신감있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 때문에 예전의 FTA 서명전도 반추해보니, "나이 많은 어르신"들께서 제 예상보다 FTA 문제에 호의적으로 반응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나이가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는 FTA 같은거 반대 안하시고 오히려 괜히 말걸었다가 "그 시간에 공부나 해!"라는 말로 혼날까봐 서명받으러 접근할 때도 슬쩍 피해가거나 리플렛 나눠드릴 때에도 건너뛴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지하철 서명판 돌릴 때 노약자석 건너뛰었다가 "왜 우린 안줘!"라는 말도 들었었고, 버스 정류장 앞에서 서명받을 때에도 큰 맘 먹고 다가가면 생각보다 반응이 차갑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 FTA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경우가 왕왕 있어서 설명해드리느라 진땀 뺀 적도 있었습니다.
노무현이 그만큼 지지를 잃어서 노무현 반대한다니까 싫은 내색 안 하시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이 많은 분들은 이런거 싫어할꺼야"라는 그 동안의 제 생각이 다른 사안에 비해 FTA에 대해서는 많이 틀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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