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아프간에서 미군에 의해 민간인 16명 사살

2007-03-05 03:49:10

미국이 아프간에서 갈수록 수렁에 빠지고 있군요.

지난 2월 27일에 폭탄테러로 윤병장을 포함해서 9명이 사망한 지 엿새만에, 이번엔 미군의 작전 수행으로 민간인이 무려 16명이나 사살되었다는 보도입니다. ( http://news.bbc.co.uk/2/hi/south_asia/6416667.stm ) 현재 아프간 주민 수천명이 거리에 나와서 미군이 고의적으로 민간인을 살해했다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는군요. 이들은 "미국에게 죽음을, 칼제(Karzai)에게 죽음을"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데 칼제는 현 아프간 대통령이라고 합니다.

미군 당국은, 폭발물을 실은 미니버스가 돌진해 왔고 이와 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기습 공격 받았기 때문에 발포했다고 주장합니다. 미군 대변인은, "우리는 사망한 민간인들 중 일부는 우리를 향한 공격에 당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군요. 확신한다고 표현하면서 가능성 있다고 운운하는 자신감 없는 화법도 웃기지만, 민간인 사망에 대해 자신들도 같은 피해자라고 식으로 말하는 것은 정말 못봐주겠군요.

이에 대해 아프간 신와 지역(Shinwar district) 책임자는, "미군은 아무런 증거 없이 모든 민간인을 잠재적 공격자라고 간주한다"면서 미군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냈습니다. 한 주민은 또 "차에 타고 있건, 걸어다니고 있건 무차별적으로 발포했다"고 했고, 미군의 총에 맞은 15살의 무하마드 이삭은 "우리가 차를 세우자 미군은 우리차를 지나가면서 (정지한) 우리에게 발포했다"고 했다는군요.

미군은 동시다발적이고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BBC 기자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폭탄테러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조직적인 공격은 드물었다고 지적했습니다. ("coordinated ambush is relatively rare")

갈수록 아프간 상황이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는 사실은 자명해보입니다. 위기에 처한 미군들은 사실상 닥치는 대로 쏘고 있고, 이에 항의하는 주민들은 미군뿐만 아니라 자국의 대통령에게 "죽음을!" 이라며 행진하는 상황... 흡사 좀비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끔찍한 상황이 아프간에서는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에 들어서만 벌써 아프간에서 외국군 20명이 사망했다는군요. (그럼 아프간 사람은 얼마나 많이??)

어제 교회에서 윤병장 사망 얘기를 하면서 아프간에서 철군해야한다고 말하니까 한분이 제게, "얼마전에 르완다 내전을 다룬 영화를 봤는데, 다국적군이 물러나면 그 보호 아래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는데, 아프간에서 철군해도 될까요? 치안유지를 위해 필요하지 않나요?"라고 묻더군요. 저는 그 분께 채만식의 소설 <태평천하>에도 일제시대 일본군의 보호를 찬양하던 사람들이 있었을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 소련과 미군은 각각 "치안유지"를 빌미로 이 땅에 주둔했지만 결과는 625 발발이었다고 설명드렸습니다. 또 "점령군은 늘 자기네가 치안유지를 위해 있다고 말하지만 진정한 평화와 민주사회는 총칼을 든 점령군이 아니라 그 나라 국민들이 직접 주도권을 가질 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라고 했습니다.

이 기사를 보니, 더 이상 치안유지를 위해 외국 점령군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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