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중앙당사에서 있었던 "중동과 이슬람 바로 알기" 강연회에 다녀왔습니다

2006-11-28 09:48:55

자이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아르빌이, 향후 미국의 이란 침공시 전략적 요충지라는 사실이 가장 새로웠고 또 두려웠습니다. 미국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가장 잘 대변하는 한국군을 아르빌에 주둔시킴으로써 이란 공격을 보다 용이하게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의해주신, 중동지역 전문가로서 자이툰부대 교육에도 참여한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파병 당시 국민들 여론을 의식해 자이툰 부대가 "안전한 지역"으로 파병되는 것에만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 분쟁지역인 키르쿠르 대신 쿠르드족 지역인 아르빌로 파병시키면서 스스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이른바 "새로운 중동" 전략은 결국 이란을 치기 위해 그 일대의 아프간, 이라크를 점령하고 소련의 협조를 얻어 체첸을 정리한 뒤 최종적으로 이란을 점령하는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자이툰 부대가 현재 주둔하고 있는 아르빌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란과 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이 믿을만한 우방인 이스라엘은 이란 폭격을 위해 전투기를 주유(注油)하기엔 너무 멀리 있는 반면에 아르빌은 이라크 최북부로 이란에 바로 붙어있기 때문에 이란 공격시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가장 잘 대변하는 한국의 자이툰 부대를 그곳의 배치시킨 것인 만큼 당장 철군해야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한편 이라크 내부의 종파간 분쟁이 심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이라크 개전 당시, 우리 인문학자들은 아무리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 한다고 해도 설마 같은 민족끼리의 분쟁을 유도하는 반문명적인 시도를 할까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늦어도 2년 내에 미국을 이라크에서 철군 시켜야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마치 갈릴리호수와 웨스트뱅크 생태계를 아랍과 유대가 1870(천팔백칠십)년 동안 평화적으로 공유해오다가 2차대전이후 서구 열강들에 의해 최근 50~60년 만에 돌이킬 수 없는 철천지 원수가 된 것처럼, 이전까지는 공생해오던 이라크의 수니와 시아는 돌이킬 수 없는 원수 사이가 될 것입니다. 이는 분명한 문명범죄입니다." 미국 언론 일부에서는 마치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이라크 종족 분쟁을 미국이 가까스로 막고 있다는 듯이 보도하는데 결국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오히려 미군의 철군만이 그 분쟁을 해결하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교수님 자신이 중동지역에서 13년 이상을 사셨고 지금도 매년 연구를 위해 중동을 방문하시며 이번에도 이집트 카이로에서 "대장금"을 보다 지난 토요일에야 귀국하셨다는 이희수 교수님께서는, 서구 열강의 석유패권을 위해 예전에는 평화로웠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그리고 지금은 이라크의 단일민족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게 된다는 사실에 매우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이런 얘기를 듣고 있으니 지금도 분쟁지역인 한반도에서 석유가 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또 레바논 파병에 대해서도 분명히 안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의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은 유엔의 평화유지군이 이미 레바논에 주둔하고 있는 상태에서 일어났다고 지적하며 레바논 사람들에게는 그동안의 역사적 경험으로 인해 유엔평화유지군에 대해 불신과 무용론이 지배적이라고 합니다. 설명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67년도 전쟁을 통해 유엔이 인정한 이스라엘 영토 밖의 땅들을 점령해왔고 이에 대해 유엔은 안보리 결의안을 12개나 통과시켰지만 여전히 이 결의안들이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불법점령 종식"과 "이스라엘 철수와 영토의 원상복구"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레바논 침공 당시에는 이스라엘이 유엔 사무국까지 폭격해도 대응하나 못하는 것을 그동안 목도해온 레바논 국민들이 유엔평화유지군을 믿을리가 있겠냐는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 뻔뻔스럽게도 유엔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최근 결의안을 통해 요구하면서 레바논이 이를 준수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정부와 조선일보가 주장하고 자랑하는 것처럼 "한국군이 미국의 군사적 이익을 가장 잘 대변한다"는 사실은, 레바논 국회의 제2정당(민노당보다 크더군요;;)으로 레바논 정규군을 대신해서 이번 이스라엘 침공을 막은 헤즈볼라조차도 알고 있으므로 만약 한국군이 유엔평화유지군으로 온다면 "이처럼 미국의 이익을 위해 종사하는 군대가 어떻게 중립적인 평화유지군이냐"면서 반대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밖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아랍유목민들의 부족전통과 이슬람 문화를 전혀 구분 못하고 있다고 하시면서, 우리가 상당부분 들어 알고 있는 반인륜적 반여성적 문화들은 이슬람 문화가 아니라 아랍유목민의 문화가 맞으며 오히려 이슬람은 이들을 정화시키는 문화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에 히잡 내지는 차도르 착용에 대해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서구세계에서 마치 여성인권을 억압하는 것이라도 되는양 말하고 있는데 이는 옳지 못하고 위선적이라고 했습니다. 프라다와 구찌에서 다양한 패션의 차도르를 상품화해서 팔고 있으며 이는 젊은 여성들에게는 인기있는 명품일 만큼 차도르는 하나의 패션이라고 합니다. 70~80년대에는 이른바 "신여성"들이 차도르 착용을 거부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소련 붕괴 이후 서구에 반대하고 이슬람 문화에 대한 자부심의 상징으로 차도르가 자리를 잡게 되면서, 고등교육을 받을수록 차도르 사용이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이슬람 국가들 중에는 차도르를 쓴 여성 총리, 여성 수상, 여성 부통령 그리고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은 여성 국회의원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이슬람은 57개국이 공유하는 문화로서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는데, 어느 한 나라의 인권상황을 그 나라의 문맹률과 사회체제의 문제로 보지 않고 단지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문제로 보는 것은 균형잡히지 못한 시각으로 그엇이 바로 서구 열강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두둔하는 사우디아라비아야 말로 3600명의 왕위계승권을 갖고 있는 왕자들이 테크노크라트가 되어 사회를 지배하는 가장 잘못된 이슬람의 전형이며 또 많은 부분은 이슬람 교리에도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리적으로 사우디로부터 동서로 멀어질수록 이슬람의 문화는 풍성해지고 진보적이 된다고 다양한 문화사적 사진과 영상을 통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번 강연회 때 저는 당원이 아닌 친구를 데리고 갔었습니다. 중동지역에 별 관심이 없고 단지 제가 가자고 해서 가게 된 친구라서 만약에 강연이 지루하거나 호소력이 떨어지면 "당 망신" 시키게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정부와 언론으로부터 들어온 것과 너무나도 다르고 상식을 여지없이 깨부수는 내용이 많은 강연회여서 그 친구는 강연회가 끝나고 나서 매우 만족해했을뿐만 아니라, 같이 강연회에 갔던 지현씨 윤진씨와 파병문제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또한 12월 3일 자이툰부대 철수, 레바논 파병 반대, 한반도 평화실현을 요구하는 도심 집회가 서울에서 있다고 말해주니까 매우 호의적으로 들었습니다. 단순히 사실(fact)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로 폭로가 되는 현실을 자각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동시에 우리나라에 저런 폭로를 기꺼이 당사까지 와서 해줄 교수님이 계시다는 사실에 위안과 희망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이런 강연을 다른 당이 아닌 민주노동당에서 주최하였다는 사실이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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