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연세재활학교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천막농성이 승리로 끝났습니다.

2007-01-21 02:55:12

일전에 "연대 본관 앞 삼거리에서 만난 교육시장화" 라는 제목으로 연대 본관 앞에서 보름이 넘게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던 장애아 학부모님들의 얘기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장애아동들을 위한 중학교 과정 신설은 "수익이 맞지 않는다"면서 거부하던 학교에게 29일동안 추운 겨울날 아스팔트 위에 천막을 치고 농성한 결과, 1월15일 개최된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정기 이사회에서 학부모들의 요구안이 완전히 수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학부모님들은 연세재활학교 장애학생들의 중학교 진학 보장 및 재활학교 신축약속을 받기 위해, 재활학교 학칙을 현행 초등부까지로 되어있는 것을 중고등부를 설치하는 것으로 개정하라는 요구하였었습니다.

글을 올린 이후에, 제 글에 댓글을 달았던 이나라 당원과 함께 1월 10일에 천막을 한번 더 찾아갔었습니다. 그 때에만 해도 천막에서 만난 학부모님들은, 연세재단이 과연 요구안을 받아들일지 자신 없어하던 터였습니다. 중학교 과정이 신설이 안되면 자녀들이 멀리 떨어진 낯선 학교로 가야하는데 이게 큰일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단순히 "멀어서 불편한가 보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학부모님들 말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비장애인들이 다니는 "일반 학교" 내지는 통합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판단되는 아이들은 이미 다 전학을 갔고 이곳에 남은 장애아들은 매우 중증이라고 했습니다. 장애아들은 교사들이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서 수업을 해야하는데, 생면부지의 학교로 가야했던 이전 졸업생들은 해당 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의 상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다보니 결국 몇년을 허비하면서도 중학교 수준의 내용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걔네들이 뭘 어떻게 얼마나 배우고 왔는지 모르기 때문에 결국 스케치북에 줄 긋는 것만 시켰다고 들었어요. 아니면 예전에 이미 다 배운 덧셈 곱셈을 다시 배우고 있다던가. 중학교인데 말이예요. 애들의 상태를 모르기 때문이예요. 이게 우리 애 완전히 바보 만드는 결과가 아니고 뭐예요"

이마저도 심지어는 자신의 장애에 맞는 학교를 찾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지체장애 아동인데 정신지체아동들을 위한 중학교로 보내진 경우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_-;; 애들을 맡길 곳은 없고, 부모는 일해야하고..

연세대학교는 97년부터 "장애인특별전형"을 실시해서 매년 몇명씩 장애학생들이 입학하고 있지만, 이 중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온 학생은 극히 드뭅니다. 제가 학부 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만난 장애학생(선후배 모두 포함)이 20명도 더 되는데, 이 중 특수학교를 나온 학생은 오직 1명뿐이었습니다. 선배들이 그 친구에게 "천재다"라고 했었을 때는 왜 그러는지 잘 몰랐었는데 이런 상황을 듣고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가더군요.

작은 승리이지만, 이런 승리가 확대되어 장애인들의 교육권도 확보될뿐만 아니라 노골적으로 "수익"을 운운하는 신자유주의적인 교육 개편을 막아낼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