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이중잣대의 극치ㅡ미 의회, 인도와 핵교류 법안 통과

2006-12-11 19:17:39

미 의회는 인도가 미국의 감시를 받는 조건으로 미국의 민간 핵기술과 핵연료를 지원받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도 핵 조약"을 통과시켰고 비준을 위해 부시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이는 지난 부시의 인도방문 때 부시와 인도 수상이 합의한 내용의 법적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이 소식을 들은 부시는, "대기를 오염시키지 않고 온실 기체를 발생시키지 않는 방법으로 우리가 당면한 에너지 문제를 대처하고, 청정한 개발을 추진하고, (핵의) 비확산을 지지하며 우리의 교역 이익을 증대시킬 기회를 제공할 이 법안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는 군요.(BBC, 12월 11일자, http://news.bbc.co.uk/2/hi/south_asia/6167813.stm )

부시와 미 의회는 이번 법안이 마치 양국이 처한 에너지 문제 때문에 이뤄진 것인양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시는 미국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 총량의 25%를 뿜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토의정서를 탈퇴해서 "지구온난화에 무관심하다"고 세계적으로뿐만 아니라 자국민들과 민주당으로부터도 비판받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은 "비현실적"이라고 외면하면서 마치 인도와의 핵교류가 지구와 환경을 위해서라는 듯이 얘기하는 모습은 정말 역겹습니다. 개인적으로 전공이 지구온난화를 연구하는 대기과학과인데, 지금까지 부시가 환경을 진지하게 생각한다고 믿는 교수나 연구원은 국내외에서 단 한명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핵의 비확산을 지지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불성설입니다. BBC 기사는 "인도를 예외로 두므로써, 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핵을 통제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고 "이번 조약은 인도가 NPT에 가입하지 않고 1974년과 1998년에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핵교류를 제한했던 기존의 미국의 정책을 전환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고 미국 마음대로 정할 권리는 누가 주었으며, 왜 IAEA라는 감시기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를 대신해서 감시하고 그 댓가로 인도에게 핵개발을 "허락"해주는지 정말이지 어이가 없습니다. IAEA도 그리 공정하지는 않지만, 이마저도 무시하고 미국 혼자서 제3국을 감시하고 핵개발을 허락하는 이런 모습은 국제적인 핵확산 노력을 더더욱 어렵게 만들 것일터인데 자신들은 핵의 비확산을 지지한다고 말하다니. 정말이지 울화통이 터질 노릇입니다.

사실 미국의 이런 "편애"와 "오만함"은 처음이 아니죠. 이스라엘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폭로된 후 미국은 "이스라엘은 NPT 회원국이 아니니까 국제법 위반이 아니다"라며 되려 이스라엘을 옹호한 바가 있죠. 반면에 이란은 NPT 가입국으로 의무사항을 모두 이행하고 있지만 단지 자기네한테 거슬린다는 이유만으로 이란으로 전쟁을 확대하려 하고 있죠. 심지어 핵에너지 개발은 NPT 회원국의 권리인데 말입니다(그러나 저는 핵개발을 반대합니다. 다만 미국의 논리가 궁색하다는 것이죠). 북한 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초등학생 편가르기" 수준이라는 것은 알만한 사람 다 아는 사실이구요.

또한 이번에 확인한 것은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같은 놈들이라는 것입니다. 최근 부시의 중간선거 패배이후 일각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으니까 부시의 대외정책이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믿는 분위기가 감도는 것이 사실인데, 이번 법안 통과를 보면서 민주당 또한 미국의 제국주의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가릴 정당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확고해졌습니다. 그들이 평화를 원하는 미국민들의 염원을 다 내팽개치고 이라크에서의 철군 대신에 내전을 가져올 분할 내지는 이라크 점령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이라크 내 미군재배치를 논하고 있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해보이는군요. 저는 지금 학회 참석 때문에 미국에 와있는데, 제가 참석하는 학회 기간에, 민주당의 지난번 대통령 후보인 엘 고어가 와서 지구 온난화에 대해 강연한다는데 할수만 있다면 그 면전에 대고 "민주당이 온실기체를 이유로 인도와의 핵교류를 승인했는데, 당신도 핵개발이 지구온난화의 대안이라고 생각하냐"라고 묻고 싶군요.

지구온난화를 빌미로 삼는것부터, 핵확산 그리고 민주당의 가세까지.. 정말이지 기사를 읽으면서 하나씩 하나씩 드러나는 그 이중잣대와 위선에 울화통이 터져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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