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기독교를 왜곡하고 이를 간첩단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제시하는 레디앙에 개탄합니다

2006-12-25 21:15:4

레디앙은 제가 즐겨보는 인터넷 신문입니다. 당에 가입하기 훨씬 전부터 알고 있던 인터넷 신문으로, 정치적 무풍지대인 이공계 연구실에서 다른 인터넷 신문들인 프레시안, BBC 국제판과 함께 제가 만끽할 수 있던 유일한 인터넷 탈출구 중 하나였습니다. 최근에, 이른바 "일심회" 사건이 불거지면서 레디앙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쟁이 불붙었고 저 또한 유심히 읽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제 오늘이 크리스마스 기간이라 그런지 "누가 배신자이고 누가 간첩인가?[예수와 유다] 유대 민족주의 극복과 2중대론"라는 기사가 레디앙 대문 톱에 올라와서 읽어봤는데(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4454 ) 정말이지 제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레디앙 독자로서, 또한 기독교인으로서 레디앙의 칼럼리스트 주대환씨가 기독교를 철저하게 오해하고, 이런 아전인수격 해석을 바탕으로 현재 "간첩혐의"로 구속된 당원들을 방어해야한다는 주장을 오히려 역공격하는 모습에 정말 개탄합니다.

아래는 제가 해당 기사에 "기독교에 대한 철저한 오해와 잘못된 현실 대응"이라는 제목으로 답글 단 것을 조금 보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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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말로 치장해서 무슨 뜻인지 이해하는데 쫌 걸렸습니다. 결국, "예수=민노당, 유다=일심회 피의자들"이라는 것이고, 일심회 피의자들이 유다의 "열혈당"격인 북한에 민노당의 정보를 넘기기 때문에 민노당이 "십자가에 매달려 처형"당할 지 모르니 우려스럽다는 내용으로 이해했습니다.

주대환님의 글을 읽으니, 이게 레디앙 기사인지, 아니면 "국보법 사수"와 "주한미군 영구주둔"을 주장하는 일부 우익 교회 목사들의 글인지 잘 구분이 안갔습니다. 아래 내용은 기독교인으로서, 레디앙 독자로서 분노한 점을 적은 것입니다. <>안은 주대환님의 글을 인용한 것입니다.

우선 몇가지 왜곡된 사실관계에 대해 지적하겠습니다. 주대환님께서는<그러나 그는 자기 자신을 부를 때마다 '사람의 아들' 이라고 하여 세상의 풍문을 부정하였다.> 이라고 하셨는데 기독교를 제대로 이해하고 계신지 의문스럽습니다.

누가복음 23장 70절에 보면, "다 가로되 그러면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냐 대답하시되 너희 말과 같이 내가 그니라"라고 쓰여있습니다. 이 문답은 제사장들에게 체포된 예수가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예수는 이 결정적 문답 때문에 "신성모독"이란 죄명으로 당대 극형인 십자가형을 받은 것입니다. 예수가 자신이 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부정했다는 대목을 어디서 찾은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예수는 신의 아들이다"라는 기독교의 핵심교리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글의 마지막은 <기독교 사회주의 영향은 막대하다>로 마무리 하고 있으니 정말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의 아들이라는 표현은(국내번역 성경에는 "인자(人子)"라고 표현됨), 예수 자신이 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뜻으로 한 것이 아니라, "신의 아들이지만 사람의 몸으로 이 땅에 왔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기독교인이라면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들 모두 사람의 아들이지만 아무도 사람의 아들이라 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직 예수만은 신의 아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사람의 아들"로 왔다는 것을 지적할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또 주대환님께서는 <심지어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을 내 놓아라"고 하며 노골적으로 무저항주의를 선동한다.>라고 했습니다. 예수는 결코 무저항주의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의 목사인 디트리히 본회퍼가 히틀러 암살에 가담한 것이고, 미국의 목사인 마틴루터킹 목사가 수차례 구속/수감되면서까지 인종차별적인 미국 당국에 저항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말콤 엑스와 같은 이슬람 성직자 또한 예수를 언급하며 인종차별적인 미국 당국에 맞서 싸웠습니다. 셋은 각각 처형, 암살 그리고 암살 당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남미의 많은 나라에서는 그보다 앞서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해방신학"이 등장했습니다.

마태복음 10장 34절에 보면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려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라"라고 말하고 있고, 당시 기득권층인 제사장과 바리새인들에게 "어리석은 자들"[누가 11:40], "(너희에게) 화(禍)가 있을 진저[누가 11:42]" 심지어는 "독사의 자식들아![마태 12;34]"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아담과 이브가 뱀의 간교함 때문에 원죄(原罪)를 짓게 되었다고 믿는 당시 유태인들에게 독사의 자식이란 표현은 우리말로 "개XX"와 같은 의미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세간에 퍼진 평화주의자라는 예수의 이미지와는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이지요. 또한 마가복음 13장 11절에 보면 제자들에게, 당국에 체포되면 의연히 하나님의 뜻에 따라 행동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예수의 이런 말과 가르침은 모두 무저항주의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습니다.예수 사후 결성된 초대 교회의 신자들이었던 스테반과 사도 바울 그리고 후에 초대 교황으로 임명된 베드로까지 모두 탄압 속에 순교하였다는 사실(각각 집단적 돌팔매질에 맞아 죽음, 감옥에서 죽음,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음)은, 제자들 또한 예수의 가르침을 무저항주의와는 다르게 인식하였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면 어째서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을 내 놓아라"는 것 일까요? 이 말은 마태복음 5장 40절의 일부로써 예수가 지배계층이 아닌 일반백성들에게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치는 대목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4개의 복음서 전반에 걸쳐 예수는 당시의 식민지 상황에서 억압받던 피지배계층 일반 백성에게는 "이웃을 사랑하라[마태 22:39]",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자는 우리를 위하는 자라[마가 9:40]"이고, 형제에게 노하거나 송사하지 말라고 가르쳤습니다[마태 5:22]. 반면에 기득권층인 제사장과 바리새인에게는 강력한 하나님의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이처럼 예수는 자신과 같은 피지배계층에게는 단결을 촉구하며 내분을 경계하라고 가르쳤고 동시에 기득권층에게는 한없는 저주를 퍼부은 것입니다[누가 11:37-54]. 예수는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을 동질적으로 보지 않고 피지배계층과 기득권층으로 구분해서 인식한 것입니다.

이런 예수의 가르침을 놓고 보면, 오히려 지금 기득권층이자 지배계급인 국가에 의해 간첩 혐의로 구속된 당원을 방어하기는 커녕 그에게 분노할 뿐만 아니라, 그에게 송사를 거는 국가와 야합하는 것이야말로 예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 운동 진영 내분을 경계하며 예수가 저주했던 기득권층에게 맞서 간첩혐의로 구속된 "이웃이자 형제"인 당원들을 방어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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