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re] 저도 문대표 신년 기자회견이 유감이었습니다.

논문 수정 마감 때문에 사흘간을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게 보내다 보니 지금 쓰는게 뒷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지현씨께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작년 한해 "모범당원"으로도 추천되신 지현씨가 올 한해에도 더욱 잘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저도 문대표 신년 기자회견이 유감이었습니다.

문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에 관한 기사를 읽기 전에, 별 생각없이 읽었던 두 인터넷 기사가 생각납니다. 하나는 종호씨가 아래 올린, <민노-민주노총 사회연대전략 '삐끗'? >이라는 제목의 레디앙 기사였습니다. 이석행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과 당의 문대표가 처음 만난 자리에서 문대표는 이른바 '사회연대전략'을 민주노총에게 설명하고 또 설득하려 했으나,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민주노동당의 연금개혁안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해 장차 갈등이 예상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선거 기간 동안 제가 토론하면서 "결국 사회연대전략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귀족노조>로 보이게 만든다"며 반대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초 현대자동차 성과급 투쟁 때 보수언론들이 어떻게 노동자들을 공격했는지, 그리고 이에 반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어떻게 현대차 투쟁에 연대했었는지를 살펴보면 사회연대전략을 거부하는 민주노총의 입장이 저는 더 맞다고 여겨집니다.

두번째로 떠오른 인터넷 기사는 어제 경향일보 홈페이지 헤드라인이었던, <민노당 창당 7년…약속했던 희망을 왜 못주나>입니다. 경향신문 홈페이지 최상단에 민주노동당이 나와서 반가워 했었다가 내용을 읽어보곤 되려 실망했습니다. 특히 내용 중에, 정영태 인하대 교수의 말을 빌어 “민노당은 비정규직 등 노동자 다수의 이익을 위해 민주노총이 희생하라는 이야기도 과감히 해야 하는데 누구도 총대를 메지 못하고 있다”고 쓰여진 대목이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사회연대전략이 당밖에서 어떻게 비춰지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비정규직 노동자 등 다수의 이익에 반해 민주노총의 주력부대인 이른바 '강성노조'들이 지나치게 많이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문제의식인 것입니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가 비정규직 투쟁을 회피한 것이 비판의 대상일지언정, 이들이 받고있는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로 비판받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선거 기간 중에도 말했었지만, 사회복지를 위한 재원은 노동자들의 "투명지갑"이 아니라 일하지 않고 자본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에게 "부유세"를 물리는 것이 향후 운동을 전개하는데 있어서는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귀족노조"라는 것도 많은 부분 허구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실 회식 때 "현대차 정규직 연봉이 6000천"이라는 말이 나왔었는데 이후 연구실 선배 한분이 말하기를, "내 친구가 현대차에 일하는데, 365일 중에 364일 일해야 그만큼 받을 수 있는거래"라고 말해주더군요. 보수언론들이 말하는 "귀족노조"의 실상이 어떤지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도 학교 오가는 버스에서 들은 라디오 내용들이 언뜻언뜻 기억이 납니다. "올해부턴 필수공익사업장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현대차 같은, 이른바 '주요 사업장'에 대해서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을 허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라는 내용을 교통방송에서 듣고는 깜짝 놀랐었습니다. 오늘은 집에 오는 버스에서 김흥국이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청소아줌마들이 월급을 줄여가며 해고 위기에 처한 동료 30명과 일자리를 나누었다고 하는데, 귀족노조들이 판치는 세상에 정말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다시 한번 속으로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어째서 최근 투쟁으로 자신들의 일자리를 통째로 지켜낸 대우건설 "청소아줌마"들의 이야기는 소개가 안되고 이런것만 되는지.. 이런 스쳐가는 라디오에서까지 "귀족노조"라는 이미지에 편승해서 민주노총을 공격하고 있는데 여기에 당이 인기를 위해 영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문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은, 간만에 방송을 타고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는 기획의 면에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내용면에 있어서는 매우 유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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